화분 하나에서 땅콩이 수십 알씩 쏟아져 나왔습니다. 5월에 씨앗 한 알을 묻고 9월에 뽑아보니, 엄지손톱보다 큰 알들이 뿌리에 주렁주렁 달려 나오는 걸 처음 봤을 때의 그 감각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화분 땅콩은 생각보다 훨씬 쉽고, 실패 원인도 뚜렷했습니다.화분에 땅콩 심기,실패에서 배운 것저는 작년에 한 화분에 땅콩 씨앗을 여러 개 몰아 심었다가 수확량이 형편없었습니다. 그때는 왜 그런지 몰랐는데, 올해 다시 도전하면서 원인을 하나씩 짚어봤습니다.핵심은 화분 한 개당 씨앗 한 알이었습니다. 땅콩은 지상부에서 꽃이 피고, 수정된 꽃대가 땅속으로 파고들어 가면서 열매를 맺는 작물입니다. 이 꽃대가 땅속으로 뻗어 내려가는 현상을 자방병(pegging)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꽃이 땅으로 뚫고..
땅콩을 심어 놓고 그냥 물만 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저도 처음 몇 해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수확철에 흙을 파헤쳐 보면 꼬투리가 텅텅 비어 있거나, 한 포기에서 손에 꼽을 만큼만 나오는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원인은 단 두 가지였습니다. 추비 시기를 놓친 것, 그리고 자방병이 땅속으로 파고들지 못하도록 멀칭 비닐이 막고 있었던 것. 이 두 가지를 바로잡고 나서야 수확량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꽃이 피는 순간이 추비 타이밍이다땅콩의 전체 생애 주기는 대략 135일, 약 네 달 반입니다. 이 기간을 45일 단위로 3등분하면 각각 중요한 생육 변환점과 맞아떨어집니다. 제가 직접 재배 일지를 써가며 확인한 결과, 이 45일 주기는 꽤 정확하게 들어맞았습니다.첫 번째 변환점은 개화기(開花期)입니다. 개화기란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