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김장·저장음식

김장김치 담그기 (절임배추, 육수, 양념)

클홍 2026. 10. 7. 00:54

목차


    김장철만 되면 배추 고르는 것부터 막막해지는 분들 많으시죠. 저도 매년 이맘때면 배추는 어디서 사야 하나, 절임은 직접 해야 하나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올해는 해남 절임배추를 주문해서 직접 20kg로 김장을 담가봤는데, 처음 해보시는 분들도 순서대로 따라오시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절임배추 고르기와 물기 제거

    김장의 절반은 배추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절임배추(salted cabbage)의 품질이 양념 맛보다 최종 결과물에 훨씬 큰 영향을 줬습니다. 절임배추란 소금물에 미리 절여서 숨을 죽인 배추를 뜻하는데, 직접 절이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양념을 버무릴 수 있어서 초보자에게 특히 편리합니다.

    이번에 사용한 것은 해남 절임배추입니다. 해남은 겨울 일교차가 크고 토양이 배추 재배에 적합해서 전국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산지입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보니 배추 속이 꽉 차 있고 줄기 부분이 단단했는데, 이런 배추가 절임 후에도 아삭한 식감을 유지합니다. 1급수로 여러 번 세척한 뒤 출고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절임배추가 도착하면 바로 해야 할 일이 물기 제거입니다. 물기가 남아있으면 양념이 배추에 제대로 스며들지 않고, 나중에 김치 국물이 지나치게 묽어집니다. 절대 추가로 씻으면 안 됩니다. 씻으면 소금 간이 빠져서 처음부터 다시 절여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배추를 한 켜씩 세워두거나 채반에 올려 한 시간 정도 자연 탈수시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절임배추 불빼기
    절임배추 물빼기

    감칠맛을 잡는 김장 육수 만들기

    양념 맛의 깊이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육수입니다. 시중에 파는 간단한 레시피들을 보면 육수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육수 하나만 제대로 잡아도 양념 전체의 풍미가 한 단계 올라갑니다.

    끓는 물 2L에 무 반 개, 양파 한 개, 대파 한 대를 넣고 중약불에서 30분간 우려냅니다. 여기서 건다시마(dried kelp) 20g을 함께 넣는 것이 핵심인데, 건다시마란 글루타민산(glutamic acid)이 풍부한 해조류로, 음식에 자연스러운 감칠맛을 더해주는 재료입니다. 다시마 덕분에 인공 조미료 없이도 양념 베이스가 훨씬 깊어집니다.

    육수에서 빠져서는 안 될 재료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황석어젓입니다. 황석어젓(fermented fish sauce)이란 황석어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젓갈로, 쉽게 말해 김치에 특유의 묵직한 감칠맛과 발효 향을 더해주는 재료입니다. 봄에 담근 황석어젓 300g을 냄비에 붓고 물 200ml를 섞어 센불에서 3분 정도 끓여주면 비린내가 잡히고 살이 통통하게 오릅니다. 젓갈을 끓일 때 거품을 걷어주면 냄새가 훨씬 덜합니다. 이렇게 끓인 황석어젓은 채에 받쳐 건더기를 걸러내고 육수에 합칩니다.

    찹쌀풀도 빠지면 안 됩니다. 찹쌀가루(glutinous rice flour) 300g을 육수에 풀어 5분 정도 끓이면 농도가 잡히는데, 찹쌀가루란 찰기 있는 찹쌀을 분쇄한 가루로 양념이 배추에 고르게 달라붙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20kg 기준으로 300g이 적당하고, 너무 많이 넣으면 양념이 되직해져서 고루 버무리기 어렵습니다.

    김장 양념 재료 비율과 조합

    육수가 완성되면 본격적으로 양념을 만들 차례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재료 종류가 많아 보여도 순서대로 넣으면 생각보다 금방 완성됩니다. 20kg 기준 재료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고춧가루 1kg — 색과 매운맛의 핵심. 건고추를 직접 갈면 시판 제품보다 색이 훨씬 진합니다.
    2. 마늘 350g, 생강 200g — 마늘은 편으로 썰어 준비하고, 생강은 곱게 갈아서 넣습니다.
    3. 황석어젓 건더기(걸러낸 것) + 볶음새우 250g + 추젓 적당량 — 젓갈 삼총사로 발효 풍미를 더합니다.
    4. 생새우 400g — 김치가 익으면서 시원한 맛을 내는 재료입니다.
    5. 매실액 2컵(약 400ml) — 2년 이상 숙성된 것을 쓰면 단맛과 산미가 자연스럽게 잡힙니다.
    6. 건고추 300g을 물 500ml에 불려 믹서기에 갈아 넣기 — 색을 더 진하고 선명하게 만들어줍니다.

    추젓(chopped shrimp paste)이란 새우를 잘게 다져 소금에 절인 젓갈로, 양념에 짭짤한 감칠맛을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황석어젓과 함께 쓰면 단일 젓갈만 쓸 때보다 맛의 층위가 풍부해집니다. 재료를 다 섞은 뒤에는 천일염으로 최종 간을 맞춥니다. 무생채와 쪽파, 갓이 들어가면 간이 더 필요하므로 처음 양념은 살짝 간간하게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과일 첨가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는 레시피도 많은데, 저는 사과나 배를 조금 갈아 넣으면 전체적인 단맛 밸런스가 잡힌다고 생각합니다. 매실액이 있으면 과일 비중을 줄여도 충분합니다. 농민신문에서도 김장 양념의 단맛 조절에 과일 당류보다 발효 당류를 활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어 이 방법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배추에 양념 버무리는 법과 보관

    이제 가장 재미있는 단계입니다. 무는 채 썰어 두 개 분량, 홍갓 500g, 쪽파 500g을 준비해서 양념에 먼저 버무려 무생채를 만들어 둡니다. 무를 너무 많이 넣으면 나중에 수분이 과하게 빠져 김치 국물이 묽어지므로 주의하세요.

    배추에 양념을 바를 때는 주걱보다 손으로 직접 하는 것이 훨씬 고릅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배추 잎 한 장 한 장을 펼쳐서 안쪽까지 양념이 닿도록 쭉쭉 펴 바릅니다. 처음에 양념을 너무 많이 올리면 나중에 조절이 안 되니, 조금씩 나눠 바르면서 전체 양을 가늠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깥 잎으로 안쪽을 감싸 통째로 돌돌 말아주면 모양도 잡히고 양념이 흘러내리지 않습니다.

    완성된 김치는 김치통에 차곡차곡 눌러 담습니다. 공기가 적게 닿을수록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 발효가 고르게 진행됩니다. 유산균이란 당을 분해해 젖산을 생성하는 세균으로, 김치가 익으면서 생기는 특유의 신맛과 건강 기능의 핵심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김치의 유산균 함량은 발효 온도와 기간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0~5도 환경에서 천천히 숙성시키는 것이 김치 맛과 유산균 활성 모두에 유리합니다. 실온에서 하루 이틀 익힌 뒤 냉장 보관하거나 김치냉장고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절임배추를 구매할 때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나요?

    A. 산지, 절임 방식, 세척 횟수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남처럼 일교차가 큰 산지의 배추가 조직이 단단해서 절임 후에도 아삭함이 살아있습니다. 1급수로 세척 횟수가 많을수록 이물질 걱정이 줄고, 도착 후 물기만 제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Q. 황석어젓이 없으면 다른 젓갈로 대체할 수 있나요?

    A. 대체 가능하지만 풍미가 달라집니다. 황석어젓 특유의 묵직하고 구수한 감칠맛은 멸치액젓이나 까나리액젓으로는 완전히 재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황석어젓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멸치액젓을 같은 양으로 대체하고, 볶음새우나 추젓 비중을 조금 늘리면 어느 정도 보완이 됩니다.

    Q. 찹쌀풀을 꼭 넣어야 하나요?

    A. 생략할 수 있지만 넣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찹쌀풀은 양념이 배추에 잘 달라붙게 하는 역할뿐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의 먹이가 되어 김치가 더 골고루 익도록 돕습니다. 20kg 기준 300g이 적당하고, 너무 많이 넣으면 버무리기 불편할 만큼 양념이 되직해지니 비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김장김치를 담근 뒤 얼마나 지나야 먹을 수 있나요?

    A. 실온에서 하루 이틀 정도 두면 1차 발효가 시작되어 겉절이 느낌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익은 김치 맛을 원한다면 김치냉장고에서 2~3주 이상 천천히 숙성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발효 온도가 낮을수록 유산균이 고르게 활성화되어 신맛이 깔끔하게 납니다.

    올해 20kg 김장을 마치고 나서 든 생각은, 재료 준비가 전체 작업의 80%라는 것입니다. 절임배추 품질, 육수 깊이, 젓갈 조합만 제대로 잡으면 버무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금방 끝납니다. 처음 김장에 도전하시는 분이라면 절임배추를 주문해 물기 제거부터 차근차근 따라오시면 됩니다. 올겨울 직접 담근 김치 맛, 한 번 경험하시면 매년 찾게 될 것입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H6z20R10J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