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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저장음식

겨울 동치미 담그기 (절임 비법, 유자 향, 숙성 관리)

클홍 2026. 10. 7. 03:21

목차


    겨울이 오면 해마다 동치미를 담그면서도 늘 뭔가 아쉬웠습니다. 국물이 탁하거나, 무가 흐물거리거나, 아니면 군내가 올라와서 결국 절반은 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처음으로 천수무와 알배추를 써서 방식을 바꿔봤는데, 결과가 이전과 확연히 달랐습니다. 절임 방식부터 유자 껍질 활용, 소주를 이용한 군내 제거까지, 직접 해보며 검증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겨울동치미
    겨울 동치미

    천수무 절임 비법, 뉴슈가가 정말 효과 있을까

    일반적으로 동치미에 설탕을 넣으면 단맛이 도드라져 국물 맛이 흐려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오랫동안 설탕류는 아예 배제하고 담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뉴슈가를 아주 소량, 200ml 물 한 컵에 반 스푼만 섞어서 무에 뿌려보았더니 생각과 달리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무의 조직감이 좋아지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났습니다.

    삼투압(osmotic pressure)이라는 개념이 여기서 작용합니다. 삼투압이란 농도 차이로 인해 세포 안팎으로 수분이 이동하는 힘을 말합니다. 소금과 소량의 당분을 함께 쓰면 세포 내 수분이 더 고르게 빠져나오면서 무의 조직이 단단하게 유지됩니다. 실제로 제가 직접 비교해보니, 소금만 썼을 때보다 무가 덜 물러지고 씹는 맛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천수무는 5.2kg 한 다발을 기준으로, 4등분 내지 6등분으로 잘라서 절입니다. 통으로 절이면 속까지 간이 들어가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리고, 나중에 먹을 때도 불편합니다. 천일염 반 컵을 뿌리고 비닐로 덮은 뒤 체반으로 눌러서 3시간 절이는데, 중간에 한 번 뒤집어줘야 고르게 절여집니다. 이 무는 씻지 않고 절인 물 그대로 동치미통에 넣습니다. 소금 국물까지 모두 맛의 일부가 되거든요.

    알배추 절임, 일반 배추와 무엇이 다른가

    보통은 김장용 배추로 동치미를 담그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몇 해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일반 배추는 겉잎이 많고 우거지가 많이 나와서, 동치미에 넣으면 국물이 탁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알배추로 바꾸고 나서 국물 색이 훨씬 맑아졌거든요.

    알배추 3kg, 네 통을 4등분하여 절입니다. 배추를 자를 때는 칼로 2cm 정도만 넣고 나머지는 손으로 쪽 찢어야 부스러기가 덜 납니다. 배추는 무와 달리 천일염을 한 컵 사용하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배추는 절인 뒤 반드시 물에 두 번 헹궈야 하기 때문에 소금을 좀 넉넉하게 씁니다. 헹궈낸 뒤 맛을 보면 달달하고 아삭한 배추 본연의 단맛이 살아 있습니다. 배추도 역시 200ml 물에 뉴슈가 반 스푼을 녹여 함께 절입니다.

    절이는 방법에도 포인트가 있습니다. 소금을 위에 뿌리기만 하면 겉만 절여지고 속은 그대로입니다. 배추 결 안쪽에 소금을 한 주먹씩 직접 넣어줘야 고르게 절여집니다. 3시간 절이는 동안 중간에 두 번 뒤집어주고, 다 절여지면 두 번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충분히 뺀 상태로 사용합니다.

    유자 향을 동치미에 넣는 방법, 껍질이 핵심이다

    냉장 보관 동치미
    냉장 보관 동치미

    동치미에 유자를 넣는다고 하면 과육째 통으로 넣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과육은 빼고 껍질만 씁니다. 과육을 그대로 넣으면 국물이 지나치게 쓴맛을 띠고 향이 너무 강해집니다. 제 경험상 이건 꽤 큰 차이입니다. 껍질만 굵직하게 썰어서 면주머니에 넣으면, 은은하고 깊은 유자 향이 국물 전체에 배어 들어갑니다.

    유자 껍질에는 리모넨(limonene)이라는 방향성 화합물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리모넨이란 감귤류 껍질 특유의 향을 만들어내는 천연 성분으로, 발효 과정에서 산화되지 않고 향을 오래 유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성분 덕분에 동치미가 숙성되면서도 유자 향이 사라지지 않고 국물 안에 남습니다. 12L짜리 통 두 개 기준으로 유자 두 개 분량의 껍질을 씁니다.

    면주머니에는 유자 껍질 외에도 마늘 한 줌 반, 생강 작은 것 세 톨, 청양고추 12개, 양파 반 개 분량을 함께 넣습니다. 마늘과 생강은 밀대로 살짝 눌러서 향이 잘 우러나게 합니다. 너무 잘게 다지면 국물이 탁해지니 주의해야 합니다. 사과와 배는 껍질째 1.5cm 두께로 썰어 소금물에 담가 두었다가 그 물과 함께 통에 넣습니다. 갈변(褐變) 현상이란 과일 속 효소가 산소와 반응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인데, 소금물에 담가 두면 이 효소 반응이 억제됩니다.

    동치미 숙성 관리, 군내 없이 오래 먹는 방법

    동치미를 오래 두면 군내가 올라온다는 건 많은 분들이 경험하셨을 겁니다. 저도 매년 겨울마다 2월쯤이면 어김없이 그 퀴퀴한 냄새 때문에 포기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군내가 나면 그냥 버리거나 끓여서 쓴다고 알려져 있지만, 처음 담글 때 소주 한 컵을 200ml 두 통에 반씩 나눠 넣으면 발효가 진행돼도 군내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실제로 써보니 효과가 확실했습니다.

    발효(醱酵, fermentation)란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유익한 성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동치미의 시원한 맛은 이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기산 덕분인데, 소주의 알코올 성분이 잡균의 번식을 억제하면서 유산균(乳酸菌, lactic acid bacteria)만 활성화되도록 돕습니다. 유산균이란 젖산을 생성하며 발효 식품에 특유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부여하는 균주입니다.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발효 식품의 품질은 발효 초기 미생물 환경 관리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육수는 물 6L에 5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 반 컵, 매실청 한 컵을 넣어 완전히 녹입니다. 두 통 합산 최종 소금 양은 천일염 한 컵에 스푼으로 세 스푼을 더한 양이고, 총 물 양은 두 통에 11L입니다. 완성 후 간을 봤을 때 짭조름한 정도여야 제대로 된 겁니다. 아래는 동치미 담그기 전에 미리 점검할 내용입니다.

    1. 천수무와 알배추는 담기 전날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다
    2. 마늘, 생강, 유자 껍질, 청양고추는 면주머니에 나눠 담아 준비한다
    3. 사과와 배는 소금물에 담가 갈변을 방지한 뒤 그 물까지 함께 사용한다
    4. 절임 중 무와 배추 모두 중간에 최소 한 번 뒤집어 고르게 절인다
    5. 소주를 통당 100ml씩 넣어 군내 발생을 처음부터 차단한다

    담근 후에는 베란다처럼 서늘한 곳에서 먼저 숙성시키고, 어느 정도 익으면 김치냉장고로 옮깁니다. 3~4일 후 간을 봐서 짜면 물을 더하고, 싱거우면 소금을 추가하면 됩니다. 이 과정은 실패가 없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전통 발효 채소의 숙성 온도 관리가 최종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동치미 담글 때 뉴슈가 대신 설탕을 써도 되나요?

    A. 일반적으로 설탕과 뉴슈가가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 써보면 양에서 차이가 납니다. 뉴슈가는 설탕보다 훨씬 소량으로도 삼투압 효과를 낼 수 있어서, 국물 맛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무나 배추의 아삭한 식감을 살려줍니다. 설탕을 쓴다면 양을 아주 적게 조절해야 단맛이 도드라지지 않습니다.

    Q. 유자를 구하기 어려울 때 대체할 수 있는 재료가 있나요?

    A. 유자 껍질이 없다면 레몬 껍질을 소량 써보신 분들도 있는데, 제 경험상 레몬은 향이 너무 강하고 쓴맛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없을 경우 그냥 빼고 담가도 동치미 자체의 맛은 충분합니다. 다만 유자 껍질을 넣었을 때의 그 은은한 향은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가 어렵습니다.

    Q. 동치미 군내가 이미 났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군내가 이미 시작됐다면 소주를 추가로 조금 넣어볼 수 있지만, 이미 진행된 군내를 완전히 잡기는 어렵습니다. 처음 담글 때 소주를 넣는 것이 사후 처리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군내가 심하게 났다면 국물을 끓여서 동치미 냉면 육수나 찌개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낫습니다.

    Q. 동치미 간이 너무 짜게 됐을 때 수정할 수 있나요?

    A. 담근 지 3~4일 이내라면 생수를 추가해 충분히 조절됩니다. 단, 물을 넣은 뒤 하루 정도 두어 간이 고르게 섞이도록 기다려야 합니다. 반대로 싱거운 경우에는 소금을 소량씩 추가하며 조금씩 맞춰가는 방식이 좋습니다.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국물 맛이 거칠어질 수 있습니다.

    동치미는 담그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제대로 담가놓으면 겨울 내내 소화가 안 될 때, 기름진 음식 먹고 난 뒤, 고구마 삶은 것 곁들일 때 두루두루 쓸 수 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유자 껍질을 넣고 소주까지 챙겨 담갔는데, 국물 색이 맑고 향도 깔끔해서 직접 먹어보고 나서 왜 더 일찍 이렇게 안 했나 싶었습니다. 이번 겨울엔 한 번 직접 담가보시길 권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pf42mdJMs1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