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작물별 재배법

배추 추비 (비료 종류, 추비 시기, 시비 방법)

클홍 2026. 10. 1. 20:23

목차


    식물이 양분을 흡수하는 경로 중 60% 이상이 '집단 유동(mass flow)'으로 이루어집니다. 물을 통해 양분이 뿌리로 흘러들어가는 방식인데,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저는 비료보다 물 관리를 먼저 챙기게 됐습니다. 배추 추비, 어떤 비료를 언제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비료 종류부터 제대로 구분해야 한다

    텃밭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퇴비, 유박, 복합비료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취급했습니다. 그냥 '비료'라고 뭉뚱그려 생각했던 거죠. 실제로 써보니 이 세 가지는 작물에 미치는 속도와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우선 퇴비는 유기질 비료(organic fertilizer)의 대표격입니다. 유기질 비료란 동식물성 원료를 발효·분해시켜 만든 것으로, 식물이 직접 흡수하는 형태가 아닙니다. 토양 속 미생물이 이 유기물을 분해하고 난 뒤에야 무기물 형태로 전환되어 뿌리가 흡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효과가 느린 대신, 토양의 입단 구조(토양 입자들이 뭉쳐 숨구멍처럼 공간을 만드는 구조)를 개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퇴비를 꾸준히 넣은 밭은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지고 삽질이 훨씬 편했습니다.

    복합비료는 반대입니다. 100% 무기질로 구성된 화학비료로, 뿌리가 곧바로 흡수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효과가 빠른 대신 과다 투여하면 토양 농도가 급격히 높아져 삼투압(osmotic pressure) 역전 현상이 일어납니다. 삼투압이란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수분이 이동하는 현상인데, 뿌리 바깥의 비료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오히려 식물체 안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작물이 말라 죽습니다.

    유박은 참깨, 콩 등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를 가공한 지효성 비료(slow-release fertilizer)입니다. 지효성이란 분해 속도가 느려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성질을 말합니다. 다만 토양에 넣으면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분해 과정에서 열과 가스를 발생시키는데, 이것이 뿌리 가까이 있으면 피해를 줍니다. 유박을 퇴비처럼 많이 쓰다가 배추 뿌리를 태운 사례를 주변에서 본 적이 있어서, 저는 항상 소량만 사용합니다.

    • 퇴비: 유기질, 토양 구조 개선, 효과 느림, 밑거름 위주
    • 복합비료: 무기질, 즉효성, 과다 시 뿌리 농도 장애 위험
    • 유박: 지효성, 열·가스 발생 주의, 소량 사용 원칙
    요약: 퇴비·복합비료·유박은 성질이 전혀 다르므로 각각의 특성과 주의점을 이해하고 선택해야 한다.
     
     

    배우무우 N K Ca
    배우무우 N K Ca

    뿌리가 양분을 흡수하는 세 가지 경로

    비료를 언제, 어디에 줄지 결정하려면 뿌리가 어떻게 양분을 끌어들이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솔직히 이건 저도 농사 몇 해 하면서 늦게 공부한 내용인데, 알고 나니 추비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뿌리가 양분을 흡수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뿌리 가로채기로, 뿌리가 흙 입자에 붙어 있는 무기물을 직접 빨아들이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는 확산(diffusion)입니다. 여기서 확산이란 양분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뿌리가 주변 양분을 흡수하면 뿌리 근처 농도가 낮아지고, 조금 떨어진 곳에 남은 양분이 농도 차이를 메우기 위해 뿌리 쪽으로 이동해 오는 원리입니다.

    세 번째이자 비중이 가장 높은 경로가 집단 유동(mass flow)입니다. 뿌리가 물을 흡수할 때 물속에 녹아 있는 양분이 함께 끌려 들어오는 방식으로, 전체 양분 흡수의 60% 이상을 차지합니다(출처: 농촌진흥청). 확산이 약 20%, 뿌리 가로채기가 10% 미만입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저는 꽤 당황했습니다. 비료에만 신경 쓰고 물 주기를 소홀히 했던 때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비료를 넣어도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집단 유동이 일어나지 않아 뿌리가 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합니다. 결국 추비의 효과는 비료 선택 이전에 물 관리에서 먼저 결정됩니다.

    요약: 양분 흡수의 60% 이상이 집단 유동, 즉 물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추비 효과를 높이려면 물 관리가 먼저다.

     

    추비 시기 — 잎이 맞닿기 직전이 결정적 타이밍

    배추 추비(追肥)란 작물이 자라는 도중 생육 상태에 맞춰 추가로 비료를 공급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정식 후 20~25일, 1차 추비 시점이 권장됩니다. 그런데 '20~25일'이라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바깥 잎들이 서로 맞닿으려는 시점입니다.

    배추의 지상부 잎 너비와 지하부 뿌리 범위는 비례합니다. 잎이 크게 퍼져 있으면 뿌리도 그만큼 넓게 퍼져 있다는 뜻입니다. 잎이 서로 맞닿기 직전 상태라면 뿌리는 아직 포기와 포기 사이 중간 지점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 틈새에 추비를 넣으면 비료가 뿌리 끝에서 적당히 떨어진 위치에 자리 잡게 되어 농도 장애 없이 양분을 천천히 흡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잎이 이미 완전히 맞닿아 결구(結球)가 진행되는 시점에 추비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잎을 헤치고 작업하다 보면 배추 잎이 뚝뚝 부러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배추 잎은 생각보다 쉽게 꺾입니다. 그리고 이미 뿌리가 전 방향으로 뻗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비료를 어디에 넣어도 뿌리와 가까워져 농도 장애 위험이 높아집니다.

    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추비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원칙도 이 맥락에서 나옵니다. 결구 과정은 배추가 저장할 양분을 내부에 쌓아두는 시기인데, 이때는 이미 비축된 양분을 활용하는 단계입니다. 그 직전까지 충분한 양분을 공급해야 결구가 충실하게 이루어집니다(출처: 농사로(농촌진흥청 농업기술포털)).

    요약: 추비 타이밍은 잎이 맞닿기 직전, 결구 시작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비 방법과 질소 과다가 부르는 문제

    추비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배추와 배추 사이 중간 지점에 모종삽으로 구멍을 뚫고, 퇴비라면 그 구멍에 넣고 흙을 덮습니다. 복합비료라면 소량을 구멍에 넣고 역시 흙으로 덮어줍니다. 핵심은 비료가 직접 뿌리와 닿지 않도록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유박도 마찬가지로 소량을 뿌리에서 멀리 묻는 방식을 씁니다.

    그리고 한 번에 많은 양을 넣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비는 여러 차례 나눠서 공급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한 번에 규정량 이상을 넣었을 때 잎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타들어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전형적인 비료 과다 증상이었습니다.

    특히 배추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질소(N) 과다 문제입니다. 배추는 질소·인산·칼리 세 성분이 필요하지만, 질소와 칼리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칼슘(Ca) 흡수를 방해합니다. 칼슘 결핍이 오면 배추 속 잎 끝이 갈변하고 조직이 물러지는 팁번(tip burn) 증상이 나타나고,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병해에 취약해집니다. 또한 질소 과다 상태의 배추는 줄기 단면에 검은 반점이 생기고 수확 후 먹어보면 쓴맛이 강하게 납니다. 제 경험상 이 쓴맛은 한번 나타나면 조리로도 잡기가 어렵습니다.

    사용량 표시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료 포대 뒷면의 표준 사용량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실험을 통해 도출된 상한선입니다. 넘기면 득보다 실이 큽니다.

    요약: 추비는 뿌리와 거리를 두고 소량씩 여러 번 나눠서 넣으며, 질소 과다는 칼슘 흡수 방해와 맛 저하로 이어지므로 사용량 준수가 필수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추 추비는 몇 번이나 해야 하나요?

    A. 정식 후 20~25일에 1차 추비를 시작으로 결구 직전까지 2~3회 나눠서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넣으면 비료 과다나 뿌리 농도 장애로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소량씩 자주 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유박을 퇴비 대신 많이 써도 되나요?

    A. 유박은 퇴비 대용으로 대량 사용하면 안 됩니다. 토양에서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며 분해될 때 열과 가스가 발생해 뿌리에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지효성 비료로 소량만 사용하고, 토양 구조 개선이 목적이라면 퇴비를 기본으로 깔아야 합니다.

     

    Q. 복합비료를 뿌리 바로 옆에 주면 왜 위험한가요?

    A. 복합비료는 100% 무기질로 되어 있어 토양 내 비료 농도를 급격히 높입니다. 뿌리 바깥 농도가 뿌리 내부보다 높아지면 삼투압 역전 현상으로 식물체 내 수분이 오히려 토양으로 빠져나가고, 결국 작물이 타 죽습니다. 뿌리에서 최소 10~15cm 이상 떨어진 위치에 묻고 흙으로 덮는 것이 기본입니다.

     

    Q. 추비 후 물을 바로 줘야 하나요?

    A. 추비 직후 관수는 집단 유동을 활성화해 양분 흡수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다만 비가 많이 예보된 날 직전에 추비를 하면 비료가 유실될 수 있으므로, 맑은 날 추비 후 적당량의 물을 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결론

    배추 추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꼽으라면 타이밍과 양입니다. 잎이 맞닿기 직전에 뿌리와 거리를 두고 넣고, 사용량을 반드시 지키면서 여러 차례 나누어 공급하는 것. 이 두 원칙만 지켜도 초보 텃밭 농사에서 추비 실패 확률은 크게 줄어듭니다.

    그리고 비료 선택보다 물 관리가 먼저라는 점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양분 흡수의 60% 이상이 물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 제가 이걸 알고 나서 추비 결과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올가을 배추 농사, 비료 봉투보다 물 호스를 먼저 챙기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0YUWriILv3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