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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 20일쯤 지나면 밭에 나가 무 한 포기 옆을 살짝 건드려 보십시오. 잎이 노랗게 뜨거나 속이 비어버린 무를 수확하고 나서야 "그때 관리를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한 적이 저도 한 번이 아닙니다. 파종 후 30~50일 사이가 뿌리가 가장 빠르게 굵어지는 시기인데, 이 구간 직전에 해줘야 할 작업들을 그냥 지나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솎음작업)크기 말고 이 기준으로 골라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솎음작업은 "그냥 작은 것 빼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 몇 해는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크기만 보고 솎으면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나중에 속이 갈라지거나 기형으로 크는 경우가 꽤 생깁니다.
솎음작업이란, 한 구멍에서 여러 개가 올라온 무 중 가장 튼실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를 제거하는 작업입니다. 양분과 수분 경쟁을 줄여서 남은 한 포기가 온전히 뿌리를 키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파종 후 20일째 전후, 즉 뿌리 비대가 본격화되기 전에 2~3개로 먼저 줄이고, 최종적으로 1개만 남기는 방식이 저는 훨씬 결과가 좋았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솎을 때 남길 개체를 고르는 기준이 없으면 나중에 후회합니다. 저는 아래 네 가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 떡잎 모양이 찌그러지거나 변형된 것은 제거 대상 1순위입니다.
- 잎 색깔이 유난히 연하거나 진한 것, 벌레에 먹힌 흔적이 있는 것도 뺍니다.
- 무와 무 사이 간격이 25~30cm가 되도록 맞춰서 최종 1개를 확정합니다.
- 솎을 때는 옆에 남길 무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밑동을 한 손으로 고정한 뒤 가위로 지면 가까이 잘라냅니다. 손으로 뽑으면 뿌리가 같이 흔들려서 손상이 생깁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어차피 가장 큰 것 하나만 남기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한 구멍에 한 개만 뒀더니, 그 한 개가 병에 걸렸을 때 그 구멍은 그냥 비어버렸습니다. 20일까지 두 세 개를 유지하다가 최종 솎음을 하는 방식이 보험 역할도 합니다.

(북주기)흙 덮는 일이 아닙니다
북주기라고 하면 "그냥 흙 좀 긁어다 덮는 거 아닌가요?" 라는 반응을 자주 봅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가볍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북주기 하나를 제대로 챙겼더니 그해 무가 눈에 띄게 달랐습니다. 북주기란 무 밑동 주변의 흙을 호미로 살짝 긁어 무 밑동을 감싸듯 북돋아 주는 작업으로, 뿌리 상단이 지면 위로 올라와 햇빛을 받아 녹화되는 현상을 막아주는 것이 첫 번째 목적입니다.
뿌리 녹화 현상이란 무의 윗부분이 흙 밖으로 노출되어 햇빛을 받으면 초록색으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맛도 쓴맛이 강해집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무 재배 시 뿌리 상단 노출은 품질 저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출처: 농촌진흥청).
북주기의 효과는 녹화 방지 하나에 그치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흙이 뿌리 주변을 잘 감싸고 있을 때 토양 온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양분 흡수도 훨씬 원활했습니다. 무 뿌리의 비대가 가장 활발한 온도는 21~23℃ 범위입니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뿌리가 가늘어지거나 기형이 생길 수 있어서, 북주기로 지온을 잡아주는 것이 결국 뿌리 품질과도 직결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흙을 너무 많이 덮으면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뿌리 성장 방향을 방해하거나 과습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호미로 살짝 긁어 밑동 둘레만 감싸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붕소 시비)이거 빠지면 속이 비어버립니다
웃거름을 줄 때 복합비료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 2년은 붕소의 필요성을 몰랐습니다. 그해 수확한 무를 잘랐더니 속이 텅 비어 있거나 검게 변한 것들이 나왔고, 그게 붕소 결핍 증상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붕소 결핍이란 토양 내 붕소(B) 성분이 부족할 때 무의 세포벽 형성이 불완전해져 속이 비거나 갈라지고 심하면 내부가 검게 변하는 증상입니다. 붕소는 세포 분열과 수분 이동에 관여하기 때문에, 뿌리가 급격히 굵어지는 30~50일 구간에 부족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자료에서도 무 붕소 결핍은 토양 산도(pH)가 높을 때 흡수율이 낮아져 잘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출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웃거름은 솎음작업과 북주기를 마친 직후에 함께 주면 작업 동선이 훨씬 줄어듭니다. 저는 질소·칼리(NK) 비료 또는 무전용 추비 제품을 무와 무 사이 중간 지점에 한 줌씩 놓고, 붕사를 물에 녹여 엽면시비 방식으로 함께 줍니다. 엽면시비란 비료 수용액을 잎 표면에 직접 분사해 빠르게 흡수시키는 방법으로, 토양 공급보다 흡수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용성 붕사는 농약사에서 4,000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붕사 2~4g에 물 40~60리터를 완전히 희석해서 써봤는데, 직접 해보니 과하게 타면 잎에 약해가 생기므로 지정 희석 배율을 꼭 지켜야 합니다. 붕소는 적어도 문제지만 너무 많아도 독성이 생기는 미량원소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주면 좋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솎음작업은 몇 번에 나눠서 해야 하나요?
A. 일반적으로 파종 직후 한 번에 1개만 남긴다고 알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험상 파종 20일째에 2~3개로 먼저 줄이고, 이후 30일 전후에 최종 1개만 남기는 2단계 방식이 훨씬 안전합니다. 중간에 병해나 벌레 피해로 한 개가 죽더라도 여분이 있어 공백이 생기지 않습니다.
Q. 북주기 안 해도 무가 자라는 데 지장 없지 않나요?
A. 자라긴 합니다. 그런데 뿌리 윗부분이 지면 위로 올라오면 햇빛을 받아 녹화 현상이 생기고, 상품성과 맛이 모두 떨어집니다. 제가 북주기를 빠뜨린 해에 수확한 무는 윗부분이 초록색으로 변해서 그 부분을 잘라내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0분 안에 끝나는 작업이니 꼭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Q. 붕소 결핍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성장기에는 잎이 오그라들거나 새 잎이 기형으로 나오는 증상이 먼저 나타납니다. 수확 후에는 무를 잘랐을 때 속이 비어 있거나 갈색·검정색으로 변한 부분이 보이면 붕소 결핍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저는 이걸 수확할 때 처음 발견하고 그 이듬해부터 붕사를 반드시 챙기게 됐습니다.
Q. 김장무 수확 시기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A. 파종 후 70~80일이 기준입니다. 중부 지방은 보통 10월 하순에서 11월 하순, 남부 지방은 11월 초순에서 12월 초순 사이가 됩니다. 수확 10일 전부터 물을 줄이면 무에 단맛이 올라오고 저장성도 좋아집니다. 저는 이 시기를 놓쳐 서리를 한 번 맞힌 적이 있었는데, 뿌리 조직이 물러져서 보관이 어려웠습니다.
결론
파종 후 20~30일, 이 짧은 시기에 솎음작업·북주기·붕소 시비 세 가지를 제대로 챙겨두면 이후 관리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이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면 50일이 지나 뿌리가 굵어질 때쯤 아무리 물과 비료를 줘도 이미 기형이 된 뿌리를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몇 번 그 경험을 하고 나서야 이 구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했습니다.
정리하면, 솎음 기준은 크기가 아니라 잎 상태이고, 북주기는 녹화 방지와 지온 유지를 위해 얇게 밑동을 감싸는 것이 핵심이며, 웃거름에는 붕사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세 가지 모두 솎음 직후 한 번에 처리하면 시간도 아낄 수 있습니다. 땅은 정성대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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