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겉잎이 시퍼렇게 멀쩡해 보이는데 칼을 대면 속이 텅 비어 있던 적,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저는 8월 20일에 모종을 심어 40일째 되던 날 처음으로 결구가 시작되는 걸 확인했습니다. 겉으로는 잘 자라는 것 같았는데, 물 관리 하나를 바꾼 뒤로 속이 차는 속도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오늘은 결구 시점에 놓치기 쉬운 물주기, 2차 추비, 그리고 잎 벌려주기 작업까지 제가 직접 해본 방식을 기록합니다.결구 시작 후 물주기와 추비,팩트부터 짚기일반적으로 배추는 물을 사흘에 한 번 주면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결구(結球) 시점에는 이 기준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결구란 배추 안쪽 잎들이 안으로 오므라들며 속을 채워나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때 잎 하나하나가 수분을 팽압(膨壓)으로 버텨가며..
퇴비를 많이 넣을수록 배추가 잘 된다고 믿고 계셨다면, 이 글을 먼저 읽어보시길 잘 하셨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직접 심어보니 퇴비를 넉넉히 넣은 해에 오히려 무름병이 와서 배추를 절반 가까이 날렸습니다. 그 경험 이후로 밭 만들기 방식을 완전히 바꿨고, 올해 40포기를 먼저 심었는데 지금까지 해충 피해 하나 없이 자라고 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달리했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 드립니다.밭 만들기,퇴비보다 뺄 것을 먼저 따지는 게 맞습니다배추 농사에서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이 "퇴비를 충분히 넣어라"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가축분 퇴비나 복합유기질 비료를 눈대중으로 듬뿍 넣으면 질소 과잉 상태가 됩니다. 여기서 질소 과잉이란,..
모종을 심고 나서 며칠 지나도 안 죽고 잘 버텨주니 괜찮나 싶었는데, 나흘째 되던 날 밭에 나가보고 그만 말문이 막혔습니다. 잎이 반쯤 사라져 있었고, 성장점 부근은 거의 초토화 직전이었습니다. 김장배추 모종을 심은 뒤 언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몸으로 배운 경험을 정리했습니다.모종 심은 직후, 왜 자꾸 죽는 걸까농약방에서 김장배추 모종을 사다 심으면 처음 며칠은 그럭저럭 버팁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잎이 처지거나 아예 쓰러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이게 단순히 물 부족 문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여름철 하우스 재배 환경에서는 특히 문제가 됩니다. 하우스 내부 온도가 올라가면 증산 작용, 즉 잎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데, 뿌리가 아직 흙에 완전히 ..
솔직히 저는 배추 농사를 만만하게 봤습니다. 몇 년 전, 밭 준비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모종부터 사 들고 나갔다가 결구(結球)가 하나도 안 된 채로 수확철을 맞았습니다. 여기서 결구란 배추 속이 동그랗게 꽉 차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게 안 되면 배추를 기른 게 아니라 그냥 잎 채소 하나 키운 셈입니다. 그 해 김장은 결국 포기당 만 원이 넘는 시장 배추로 때웠습니다. 80포기면 계산이 금방 나오죠. 그 실패 이후로 배추만큼은 순서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따져보게 됐습니다.밭 만들기: 석회고토·퇴비·붕소의 순서가 전부입니다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석회고토(苦土石灰) 사용 시기였습니다. 석회고토란 토양 산도(pH)를 교정하고 마그네슘을 보충하는 토양 개량제로, 배추를 심기 직전에 퇴비와 함께 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