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다가오면 텃밭에서 꼭 챙기게 되는 게 쪽파입니다. 저도 해마다 10월이 되면 종구 한 망 사들고 밭으로 나가는데, 처음 몇 해는 심는 것만 급하다 보니 손질이나 소독 같은 기본을 건너뛰었습니다. 그랬더니 발아율이 영 신통치 않더군요. 종구 손질 하나만 제대로 바꿨을 뿐인데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이번 글에는 그 경험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쪽파 종구 손질, 왜 이 단계가 제일 중요할까요쪽파를 심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종구(씨알뿌리) 손질입니다. 여기서 종구란 쪽파를 번식시키는 알뿌리, 즉 인경(鱗莖)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마늘처럼 생긴 작은 알 덩어리인데, 이걸 심으면 거기서 새 줄기가 올라옵니다.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인경의 윗부분 — 비닐 같은 얇은 껍질로 싸인 마른 줄기 부분 ..
추석이 지나고 나면 텃밭 한켠이 괜히 비어 보이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저도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이 자리에 뭘 심지?' 하고 두리번거리다가 결국 쪽파 종구를 한 움큼 들고 나오게 됩니다. 쪽파는 심는 시기와 간격만 제대로 잡아도 김장 때까지 세 번은 뽑아 쓸 수 있는 작물이라, 텃밭 초보분들도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합니다.쪽파 심는 시기,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적기일까쪽파 재배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지금 심어도 되나요?"입니다. 9월 중순이 지나면 늦었다고 보는 분들도 계신데, 제가 직접 해봤더니 10월 초까지도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물론 9월에 심은 것보다 구가 굵어지는 속도는 느리지만, 그렇다고 실패했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저는 세 시기로 나눠서 심는 방식을 몇 해째 유지하고 있습니다. 추석..
겨울이 오면 해마다 동치미를 담그면서도 늘 뭔가 아쉬웠습니다. 국물이 탁하거나, 무가 흐물거리거나, 아니면 군내가 올라와서 결국 절반은 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처음으로 천수무와 알배추를 써서 방식을 바꿔봤는데, 결과가 이전과 확연히 달랐습니다. 절임 방식부터 유자 껍질 활용, 소주를 이용한 군내 제거까지, 직접 해보며 검증한 내용을 공유합니다.천수무 절임 비법, 뉴슈가가 정말 효과 있을까일반적으로 동치미에 설탕을 넣으면 단맛이 도드라져 국물 맛이 흐려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오랫동안 설탕류는 아예 배제하고 담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뉴슈가를 아주 소량, 200ml 물 한 컵에 반 스푼만 섞어서 무에 뿌려보았더니 생각과 달리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무의 조직감이 ..
절임배추를 사면 편하다는 건 다 알고 있는데, 정작 몇 킬로를 사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도 올해 처음으로 직접 절이지 않고 해남 절임배추 20kg을 사봤는데, 배추를 직접 절이던 때와 비교하니 공정이 확연히 달라지더라고요. 손질 기준, 육수 비율, 간 맞추는 법까지 실제로 겪은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해남배추를 고른 이유, 그 배경부터김장철이 되면 배추 산지가 화제가 됩니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 먼저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텐데, 제가 직접 비교해봤을 때 해남 배추는 출하 시기 면에서 유리한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고랭지 배추는 출하 기간이 짧아 구하기 어려운 시기가 생기는 반면, 해남 배추는 겨울 내내 안정적으로 공급됩니다.해남 배추의 특성을 조금 더 짚어보면, 황토 토양의..
대추를 다 따고 나면 농사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수확 직후 나무를 방치했다가 이듬해 봄에 새순이 힘없이 올라오는 걸 보고 나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마지막 대추를 따는 순간이 끝이 아니라 내년 농사의 시작이라는 말,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수확 시기, 붉으면 다 따도 될까요같은 나무에서 어떤 열매는 벌써 새빨간데 옆에 열매는 아직 초록색인 걸 보면서 "그냥 한 번에 다 따면 안 되나" 싶었던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붉어진 열매는 다 익었다고 보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대추나무는 꽃이 한 번에 피지 않습니다. 여러 날에 걸쳐 꽃이 피고 수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같은 나무에서도 열매마다 익는 속도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
화분 하나에서 땅콩이 수십 알씩 쏟아져 나왔습니다. 5월에 씨앗 한 알을 묻고 9월에 뽑아보니, 엄지손톱보다 큰 알들이 뿌리에 주렁주렁 달려 나오는 걸 처음 봤을 때의 그 감각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화분 땅콩은 생각보다 훨씬 쉽고, 실패 원인도 뚜렷했습니다.화분에 땅콩 심기,실패에서 배운 것저는 작년에 한 화분에 땅콩 씨앗을 여러 개 몰아 심었다가 수확량이 형편없었습니다. 그때는 왜 그런지 몰랐는데, 올해 다시 도전하면서 원인을 하나씩 짚어봤습니다.핵심은 화분 한 개당 씨앗 한 알이었습니다. 땅콩은 지상부에서 꽃이 피고, 수정된 꽃대가 땅속으로 파고들어 가면서 열매를 맺는 작물입니다. 이 꽃대가 땅속으로 뻗어 내려가는 현상을 자방병(pegging)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꽃이 땅으로 뚫고..
땅콩을 심어 놓고 그냥 물만 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저도 처음 몇 해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수확철에 흙을 파헤쳐 보면 꼬투리가 텅텅 비어 있거나, 한 포기에서 손에 꼽을 만큼만 나오는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원인은 단 두 가지였습니다. 추비 시기를 놓친 것, 그리고 자방병이 땅속으로 파고들지 못하도록 멀칭 비닐이 막고 있었던 것. 이 두 가지를 바로잡고 나서야 수확량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꽃이 피는 순간이 추비 타이밍이다땅콩의 전체 생애 주기는 대략 135일, 약 네 달 반입니다. 이 기간을 45일 단위로 3등분하면 각각 중요한 생육 변환점과 맞아떨어집니다. 제가 직접 재배 일지를 써가며 확인한 결과, 이 45일 주기는 꽤 정확하게 들어맞았습니다.첫 번째 변환점은 개화기(開花期)입니다. 개화기란 식..
9월 말이 되면 텃밭이 어중간하게 비기 시작합니다. 여름 내내 자리를 차지했던 오이나 호박 줄기가 힘을 잃어가는데, 그 자리를 뭘로 채워야 할지 몰라 그냥 두다 가을을 통째로 날린 적이 저도 있습니다. 9월 말~10월 초, 이 짧은 창이 실은 한 해 텃밭 농사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지금 심으면 설 전후까지, 잘 고르면 이듬해 봄까지 수확이 이어지는 작물들이 있습니다.파종 시기를 놓치면 절반은 실패입니다텃밭 농사에서 가을 작물 관리가 유독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름 작물 철거와 가을 파종 시기가 거의 겹치기 때문입니다. 오이나 애호박이 아직 열매를 달고 있으니 뽑아내기 아깝고, 그러다 보면 가을 파종 적기를 그냥 넘겨버립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10월 중순 이후에 심은 시금치와 쪽파는 결국..
배추 겉잎이 시퍼렇게 멀쩡해 보이는데 칼을 대면 속이 텅 비어 있던 적,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저는 8월 20일에 모종을 심어 40일째 되던 날 처음으로 결구가 시작되는 걸 확인했습니다. 겉으로는 잘 자라는 것 같았는데, 물 관리 하나를 바꾼 뒤로 속이 차는 속도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오늘은 결구 시점에 놓치기 쉬운 물주기, 2차 추비, 그리고 잎 벌려주기 작업까지 제가 직접 해본 방식을 기록합니다.결구 시작 후 물주기와 추비,팩트부터 짚기일반적으로 배추는 물을 사흘에 한 번 주면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결구(結球) 시점에는 이 기준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결구란 배추 안쪽 잎들이 안으로 오므라들며 속을 채워나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때 잎 하나하나가 수분을 팽압(膨壓)으로 버텨가며..
파종 20일쯤 지나면 밭에 나가 무 한 포기 옆을 살짝 건드려 보십시오. 잎이 노랗게 뜨거나 속이 비어버린 무를 수확하고 나서야 "그때 관리를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한 적이 저도 한 번이 아닙니다. 파종 후 30~50일 사이가 뿌리가 가장 빠르게 굵어지는 시기인데, 이 구간 직전에 해줘야 할 작업들을 그냥 지나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솎음작업)크기 말고 이 기준으로 골라야 합니다일반적으로 솎음작업은 "그냥 작은 것 빼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 몇 해는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크기만 보고 솎으면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나중에 속이 갈라지거나 기형으로 크는 경우가 꽤 생깁니다.솎음작업이란, 한 구멍에서 여러 개가 올라온 무 중 가장 튼..